LaTeX이 뭐야?
LaTeX (레이텍)은 문서를 출력하기 위한 인쇄용 판인 조판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프로그램으로, 기존의 조판 작업시 사용하던 TeX(텍)을 사용하기 쉽게 만든 것입니다. 대학원생이나 작가분들을 만나면 "작업은 TeX(텍) 으로 하시나요?" 라는 질문을 종종 받죠. 저자와 출판사 둘 사이의 관계에서 보면 LaTeX이 어떻게 도움을 주는지 명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냥 워드프로세서로 작성하면 안돼?
학교 리포트를 작성할 때 보통 한컴오피스나 MS오피스에 포함된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을 사용합니다. 첫 페이지 가운데에는 'REPORT' 라고 적고 그 밑에 리포트 주제를, 그리고 하단 우측에는 학번, 이름, 제출일자 등을 작성합니다. 이 후부터는 자신이 노력한 흔적을 최대한 잘 포장하기 위해 구구절절 기록하고 이미지나 표들을 넣으며 페이지들을 작성합니다. 이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내용이나 전체적인 구성, 틀을 수정하지는 않죠. 그리고 독자는? Only 교수님? ^^;
책을 출판하는 것은 어떨까?
책의 출판한다고 가정하면, 그냥 생각해봐도 출판사, 편집자, 삽화가, 작가 등 수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하나의 책을 위해 작업을 합니다. 리포트 작성시에 사용한 워드프로세서로 작업하면 어떻게 될까요? 출판사는 이전에 사용했었던 참고용 문서를 전달하고, 저자는 글로 살을 채우며 편집하고, 삽화가는 필요한 페이지에 그림을 넣고, 편집자는 전체 구성을 수정하고 보완하고, 그것도 하나의 워드파일을 서로 주고 받으며 작업하게 됩니다. 이러한 방식은 정말 순서를 잘 지켜서 운영하더라도 언젠가는 전체 구성이 흐트러지고 열심히 맞췄던 표와 이미지의 크기, 단락의 좌우 배치 등 모든 것이 깨져 절망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작성할 때 사용한 프로그램은 다른 프로그램들과 호환이 잘 되지 않는 문제도 발생합니다.
LaTeX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다.
LaTeX을 사용하면 각 이해관계자들이 상호 독립적으로 업무를 구분하여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출판사는 책의 크기와 여백, 목차, 미주, 각주 등의 위치와 폰트타입, 폰트 크기 등을 LaTeX 언어로 구성합니다. 이를 "템플릿"이라고 부릅니다. 편집자는 본문 목차의 이름으로 생성한 LaTeX파일을 읽어 오도록 구성하고, 필요한 위치에 빈이미지 파일들을 넣어 두고 크기들을 지정합니다. 저자는 해당 챕터 이름의 LaTeX 파일에 글을 작성하고, 삽화가는 편집자의 의견과 저자의 글에 맞는 이미지를 제작하여 해당 파일명으로 업로드합니다. 그리고 취합하는 사람은 각 파일들을 합쳐 LaTeX 컴파일러를 통해 인쇄 가능한 파일 형태로 출력하면 끝이 납니다. 또한, LaTeX은 다양한 Plugin기능들을 제공하고 있어서 Word, PDF 등과 같은 파일로 출력할 수 있습니다.
만약 출판사가 인쇄용지 크기를 A4용지에서 B5로 크기를 줄이더라도 LaTeX으로 템플릿을 잘 작성해 두었으면 모두 상대적인 위치와 크기로 문서 내에 잘 배치가 됩니다. 따라서 출판사는 구성이 깨지는 부분에 대한 걱정 없이 전체 디자인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LaTeX은 출판에 있어 서로의 업무를 구분지을 수 있고 전체를 하나로 합치는데 편리합니다. 또한 텍스트 기반의 LaTeX으로 작성된 글들은 쉽고 빠르게 편집할 수 있습니다..
논문 작성은 LaTeX으로...
논문 작성은 보통 LaTeX으로 작업합니다. IEEE나 Elsevier와 같은 출판사에서 출판하는 저널이나 유명 학회는 최종 출판 시 디자인의 통일을 위해 LaTeX 템플릿을 제공합니다. 저자들은 이 템플릿을 사용하여 단락을 구성하고 자신의 연구 결과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도록 글을 작성하고 표, 챠트, 이미지, 수식 등을 삽입하며 살을 채워나갑니다.
온라인 LaTeX 서비스
최근에는 이러한 LaTeX 작업을 온라인으로 서비스하는 업체들을 사용합니다.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무료라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요. 이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사이트는 "Overleaf"입니다. 이전에 ShareLaTeX 사이트도 있었는데, Overleaf가 인수하면서 온라인 서비스는 Overleaf로 통일되었습니다.
온라인 LaTeX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크게 2가지입니다. 공동저자들과의 협업의 편리성과 환경 제약에서의 자유로움. 저자들은 각자의 계정으로 로그인하여 공유된 프로젝트에 대해 작업이 가능하며 다른 저자들이 수정하고 있는 부분을 실시간으로 커서 위치까지 확인할 수 있어서 서로 의견을 주고 받으며 편집하기 좋습니다. 그리고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인터넷만 연결된 PC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작업이 가능하다는 점이죠.
But, 적응이 필요하다!!!
이러한 LaTeX의 가장 큰 단점은, 처음 사용했을 때의 답답함입니다. LaTeX도 하나의 언어이기에 문법을 가지고 있어 어느 정도 필수 문법들은 이해하며 적응해야합니다. 처음엔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그냥 오피스 프로그램이 편한데?" 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듭니다. LaTeX이 주는 거부 반응은 말할 수 없이 답답하기 때문이죠. 특히, 수식이나 표를 작성할 때 텍스트만으로 작업하기 때문에 Word나 한컴오피스에서 작업하던 것처럼 바로바로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문법에 맞게 텍스트로 입력하고 컴파일 과정을 거쳐야 실제 출력 형태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구글링을 해보면 표를 LaTeX에 맞게 변환해 주는 사이트들도 있고 전 세계 작가들이 LaTeX을 사용하기 때문에 쉽게 찾아서 응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저작물을 위해서라면 LaTeX
본인이 꾸준하게 논문을 작성하거나 책을 쓰고 싶다면 꼭 LaTeX을 사용하라고 권장합니다.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고 적응이 되면 LaTeX의 편리함을 외치며, 주변에 왜 LaTeX을 쓰지 않냐고 묻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LaTeX으로 작성한 논문을 다른 저널로 다시 제출해야 할 때, 해당 저널에서 제공되는 템플릿만 다운로드하고 파일명만 맞춰주면 몇 분만에 새로운 저널에 투고하기 위한 준비를 끝낼 수 있어요. 워드프로세서로 작업했다면? 수 많은 Ctrl+C/V 신공으로 복사해서 붙여 넣고 다시 구조 잡아주고 으... 생각만해도... 아찔합니다. 특히 참고문헌에 대한 정리는 으아악~! 비록 LaTeX의 선택이 고난의 시작이더라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저작물이라면 LaTeX이 최고의 선택지라고 자신합니다.
'잡학사전 >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의어 사전 thesaurus, OneLook 활용하기 (0) | 2022.06.08 |
---|---|
Google Books Ngram Viewer (0) | 2022.06.08 |
Tistory에서 LaTeX 사용하기 (0) | 2022.06.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