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대학원 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들었던 것은 용어의 이해였습니다. 지금 들으면 제 뇌가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용어들이, 그때는 너무나 혼란스럽고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논문, 페이퍼, SCI, SCIE, Open Access, 저널, 학회, 컨퍼런스, 프로시딩(Proceedings) 등과 같은, 대학원 생활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접하게 되는 용어들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것들이었는데 그때는 왜 그리 혼란스럽고 이해가 되지 않았던지...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논문 = 페이퍼(Paper)
연구주제를 선정하고 관련 연구들을 조사하고 시스템을 모델링하고 실험을 통해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게 되면, 해당 연구결과가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납득이 될 수 있도록 논리 정연하고 정해진 형식에 맞게 작성한 글을 한글로는 논문, 영어로 "Paper"라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내가 연구한 결과물이자 실적으로 연결되는 산출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SCI, SCIE, JCR
연구를 통해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였고, 형식에 맞게 논문을 작성했으면 연구 실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출판을 해야 합니다. 뉴스로 보면 기자가 최신 사회적 이슈에 대해 글을 쓰고 혼자 가지고 있으면 남들이 가치를 인정하지 않듯이, 논문 또한 책으로 출판이 되어야 커뮤니티에서 연구실적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SCI (Science Citation Index), SCIE (Science Citation Index Expanded)는 과학인용색인과 과학인용색인 확장판 정도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최초 미국의 톰슨 로이터사(Tomson Reouter)는 전 세계에서 출판되고 있는 과힉기술저널 중 자체 심사를 거쳐 기준에 만족하는 경우 SCI에 포함시키고 저널의 품질을 평가하였습니다. SCI에 등록된 저널이라면 당연히 권위 있는 저널이라는 평판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톰슨 로이터사는 SCI에 등록된 저널들에 대해 인용 횟수를 사용하여 각 저널마다 평가를 하고 매년 JCR (Journal Citation Reports)을 제공했습니다. 당연히 저명한 저널의 경우 우수한 논문들이 많이 실릴 것이고, 해당 논문들은 다른 논문들로부터 쉽게 인용이 되기 때문에 논문의 품질은 인용 횟수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습니다. 기존 톰슨 로이터사가 하던 이러한 일들은 현재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Clarivate Analytics)라는 독립 기업으로 떨어져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SCI만 있었을 때는 기준을 책자나 CD로 배포되는 저널들 중 평가 기준을 만족하는 저널만 등록했지만, 디지털 문명이 발전하고 인터넷이 빠르게 퍼지면서 온라인으로 논문들이 제공되는 방식도 포함시키고 되었고, 등록되는 저널의 수도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나온 것이 SCIE입니다. SCIE가 SCI를 포함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2020년에는 SCI는 사용하지 않고 SCIE로 통합되었습니다. 하지만 교수님들 사이에서는 오래 전부터 SCI에 등록된 저명한 저널들을 구분해서 SCI급이라고 구분 짓기도 합니다. 현재는 SCIE로 통합되어 관리되지만, 굳이 등급을 나눈다면 SCIE 내에서 기존에 SCI에 포함되었던 저널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만큼 역사적으로 오래되었고 평판도 좋은 SCIE에서 상위에 랭크되어 있는 저널들이라고 보면 됩니다. SCI, SCIE를 검색해 보면 Clarivate Analytics 사이트로 검색이 되며, 자신이 투고하고자 하는 저널이 이 사이트에서 검색이 되면 SCIE에 등록된 저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Impact Factor
저널의 품질 혹은 권위를 이야기할 때 Impact Factor, 줄여서 IF를 사용합니다. 교수님들이 논문리뷰 세미나를 할 때 항상 보시는 것은 어느 저널에 실린 논문인지와 IF입니다. 앞에서 SCIE에서 이야기했듯이 해당 저널마다 나름의 기준으로 순위가 매년 결정됩니다. SCIE로 관리되지 않는 논문들은 논문 세미나용 논문으로는 일단 거르시는 게 좋습니다. ^^; IF는 해당 저널의 당해 인용된 수에서 2년 사이의 출판된 논문수의 합을 나눈 것으로 출판된 논문이 작지만 인용수가 높다면 당연히 IF가 높게 되어 그만큼 최고의 논문들만 실은 저널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WIKIPEDIA에도 잘 정리되어 있지만 2017년 Nature지의 IF는 다음과 같이 계산됩니다.
$$IF_{2017}=\frac{{Citations}_{2017}}{{Publications}_{2016} + {Publications}_{2015}} = \frac{74090}{880+902}=41.577$$
학회 = 학술대회 = 컨퍼런스(Conference)
작성한 논문을 저널에 투고 후 채택(Accept)되어 출판(Publish)이 되는 경우 연구실적으로 인정이 됩니다. 그리고 대학원마다 기준이 다르지만 대학원이 인정하는 우수학회에서 Oral 발표로 채택되는 경우에도 연구실적으로 인정이 됩니다. 혹은 프로시딩(Proceeding)으로 출판되는 학회의 경우만 인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프로시딩은 학술대회에서 채택된 논문들을 모아 놓은 모음집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즉, 저널이 주기적으로 채택된 논문을 출판하듯이, 학회에서도 채택된 논문들을 모아서 출판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한글로 학회, 영어로 컨퍼런스는 저널과는 다르게 정해진 기간 전까지 논문을 받고 심사를 통해 채택된 논문들을 가지고 학회장을 대여하여 학술대회를 개최합니다. 채택된 논문은 발표 형식에 따라 Oral 발표와 Poster 발표로 구분됩니다.
Oral 발표는 보통 Full Paper 형태로 약 6장에서 12장으로 구성된 논문을 심사받습니다. Oral 발표로 선정된 논문의 저자는 파워포인트 발표자료를 별도로 작성하고 행사일에 정해진 시간 동안 앞에서 발표를 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집니다. Poster 발표는 2장에서 3장 사이로 작성된 논문을 심사받습니다. 채택된 Poster 발표자는 학회에서 정한 규격의 발표자료를 작성하여 행사에 참석합니다. Oral 발표는 각 논문마다 발표 장소와 시간이 정해져 다수의 청중이 함께 듣도록 운영하는 반면, Poster 발표는 보통 석식 전에 1시간 정도 다 같이 모여 있는 공간에서 모든 Poster 발표자들이 미리 정해진 자리의 패널에 발표자료를 붙이고 위치합니다. 그 시간 동안 자유롭게 오가는 사람들과 연구에 대해 소개 및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저널에 투고된 논문은 학회에 참석할 수 없습니다. 저널이 상업적 목적의 출판사가 운영하기 때문에 동일한 내용으로 다른 곳에서 발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쉽게 생각해보면 내가 쓴 글을 A라는 출판사를 통해 출판을 했다고 가정하면, 출판사는 돈이 되는 경우 저자와 계약을 통해 출판을 하기로 하고 모든 저작권을 저자로부터 건네받습니다. 저자가 이후 B라는 곳에 동일한 내용을 발표한다고 하면 A 출판사 입장에서는 계약 위반으로 생각할 수 있겠죠. 따라서 일반적으로 저널에 채택된 논문이 학회로 다시 채택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학회에 발표된 논문은 저널로 출판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학회의 경우에는 "채택된 논문 중 우수 논문의 경우 지정된 저널로 출판됩니다."라고 안내가 되어 있습니다. 연구자 입장에서는 하나의 논문으로 2개의 실적은 챙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도교수님께서는 2건으로 인정하지는 않으실 거예요. ^^
IEEE, Elsevier, Springer
저널이나 학회를 운영하는 대표 출판사들입니다. 출판사에서 운영하지 않는 학회들의 경우는 기업이나 정부의 지원을 받아서 행사를 개최하는 학회들도 있습니다.
Open Access
최근 들어 저널들은 Open Access 제도를 많이 지원합니다. Open Access가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출판사는 저자로부터 저작권을 위임받고 정부나 기업, 대학과 같은 기관들과 열람 권한에 대한 라이센싱을 체결하여 이익을 창출합니다. 따라서 논문이 채택되었다면 저자에게 출판을 위한 등록비(게재료)는 부과되지 않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Open Access제도는 출판사가 미리 논문을 통해 벌어 들이는 수익의 일정 금액을 저자가 선 결제하는 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략 저자에게 100만 원~300만 원 정도가 청구됩니다. Open Access를 통해 출판하게 되는 경우, 장점은 일반적인 논문 출판 프로세스보다 리뷰가 빠르고, 평가 기준은 비슷하거나 좀 낮은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채택되는 확률도 일반 절차 대비 아주~ 살짝 높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논문의 열람 또한 자유롭기 때문에 내 논문의 열람 수를 높일 수 있습니다. 열람이 자유롭다고 해서 인용이 잘 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인용은 무조건 해당 논문의 품질에 비례합니다. 리뷰 기간이 짧기 때문에 저자들은 논문 실적이 급히 필요한 경우 보통 Open Access를 지원하는 저널에 투고합니다. 빠르면 4주 내에 리뷰 결과를 받아 볼 수 있고, 리뷰 결과에 따라 Revision 하거나 다른 저널로 투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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